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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말] 거오대산

editor752 2019. 12. 20. 14:23

거오대산

거오대산 큰 자라가 산을 떠받든다는 뜻으로 《은덕》에 몹시 감동됨을 이르는 말.

옛날 발해동쪽의 큰 바다에 신선들이 산다는 대여, 원고, 방호, 염주, 봉래라는 다섯개 섬들이 바다물위에 떠있던것을 《하늘황제》가 우강(禹彊)을 시켜 15마리의 큰 자라들로 떠받들게 하여 파도에 흔들리지 않게 하였다는 신화에서 나온 말이다.[巨鼇戴大]

출전: 리규찬 외, “단어유래집”, 2019(주체108), 과학백과사전출판사


삼신산 이야기는 열자의 탕문(湯問) 편에 나온다. 원문을 일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渤海之東(발해지동), 不知幾億萬里有大壑焉(부지기억만리유대학언).…其中有五山焉(기중유오산언). 一曰岱輿(일왈대여), 二曰員嶠(이왈원교), 三曰方壺(삼왈방호), 四曰瀛洲(사왈영주), 五曰蓬萊(오왈봉래).

발해의 동쪽, 몇 억만 리인지 모를 곳에 커다란 골짜기가 있다. …골짜기 속에는 다섯 개의 산이 있어서 대여(岱輿), 원교(員嶠), 방호(方壺·혹은 방장方丈), 영주(瀛洲), 봉래(蓬萊)라고 한다.

五山之根(오산지근), 無所連著(무소연착), 常隨潮波(상수조파), 上下往還(상하왕환), 不得 峙焉(부득잠치언). 仙聖毒之(선성독지), 訴之於帝(소지어제).…乃命?彊(내명우강), 使巨鼇十五(사거별십오), 擧首而戴之(거수이대지).

다섯 산은 뿌리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늘 물결을 따라서 솟아났다가 내려갔다가 하면서 떠돌아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선인들은 이것을 괴롭게 여겨, 이 사실을 천제에게 호소하였다. 즉각 우강(북극을 관장하는 신)에게 명령하여 커다란 거북 15마리에게 머리를 들어 그 산들을 머리 위에 싣도록 했다.

龍伯之國有大人(용백지국유대인)…一釣而連六鼇合負(일조이연육별합부)…於是(어시), 岱輿員嶠二山(대여원교이산), 流於北極(유어북극), 沈於大海(침어대해).

용백 나라에 거인이 있어, …한 번 낚싯줄을 드리워서 여섯 마리의 거북을 낚아 한데 꿰어서 전부 다 메고 갔다. …이에 대여와 원교의 두 산이 북쪽 끝으로 흘러가버려, 큰 바다에 가라앉고 말았다.

본래 발해 동쪽 아득히 먼 곳에 있는 골짜기 속에 다섯 산이 있고, 그 산들은 물 위에 둥둥 떠다녔으므로 거기에 사는 신선들이 안정할 수 있도록 상제가 큰 거북들 열 다섯 마리를 시켜서 등에 지고 있게 했다. 그런데 용백국의 거인이 여섯 마리의 거북을 잡아가서 두 섬은 큰 바다 속으로 침몰하고 말았고, 그래서 삼신산이 남았다는 이야기다. 원문의 鼇(오)는 흔히 ‘자라’로 풀이하지만 실제는 큰 바다거북을 말한다.

이 글은 우주에는 인간의 상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하여, 상식을 기준으로 삼아 우주의 큰 진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한 내용이다. 시간은 무한하다는 것, 공간도 무한하다는 것, 상상을 초월하는 지극히 큰 것과 지극히 작은 것에 대해 말하였는데, 지극히 큰 것을 말한 부분에 삼신산 이야기가 나온다. 해당 부분을 전부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발해의 동쪽, 몇 억만 리인지 모를 곳에 커다란 골짜기가 있다. 그 골짜기는 정말로 밑바닥이 없는 골짜기로, 그 속은 한없이 깊어서 귀허(歸墟)라고 불린다. 천상계의 모든 물, 은하수의 흐름 등이 전부 이 골짜기로 쏟아지는데, 수량은 조금도 늘거나 줄거나 하지 않는다. 골짜기 속에는 다섯 개의 산이 있어서 대여, 원교, 방호(혹은 방장), 영주, 봉래라고 한다.

이 산들은 주위가 3만리나 되고, 정상의 평지는 9천리나 된다. 산과 산의 사이는 7만리나 떨어져 있는데, 그것을 이웃에 있다고 말한다. 옥나무가 무리지어 나고 과실은 모두 맛이 있으며, 그것을 먹으면 먹은 사람은 모두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 거기에 사는 자는 모두 선인(仙人)의 부류로, 낮이건 밤이건 산에서 산으로 비행하면서 왔다 갔다 하는 자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런데 다섯 산은 뿌리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늘 물결을 따라서 솟아났다가 내려갔다가 하면서 떠돌아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선인들은 이것을 괴롭게 여겨, 이 사실을 천제에게 호소하였다. 그러자 천제는 다섯 산이 우주의 사방 끝 쪽으로 흘러가버려 선인들이 거주할 장소가 없어지지 않을까 염려해서, 즉각 우강(?彊)에게 명령하여 커다란 거북 15마리에게 머리를 들어 그 산들을 머리 위에 실어서 서로 교대하며 3교대로 하게 하여, 6만년마다 한 번씩 그렇게 하게 했다. 그래서 다섯 산은 비로소 한 장소에 멈추게 되었다.

그런데 용백(龍伯) 나라의 거인이, 발을 들어 서너 걸음도 떼지 않았거늘 벌써 다섯 산의 곳에 이르러서는, 한 번 낚싯줄을 드리워서 여섯 마리의 거북을 낚아 한데 꿰어서 전부다 메고는 자기 나라로 가서 거북의 껍데기를 태워서 점을 쳤다. 이에 대여와 원교의 두 산이 북쪽 끝으로 흘러가버려, 큰 바다에 가라앉고 말았다. 그 때문에 신선 가운데 이주한 자들이 수억이 될 정도였다. 이것을 안 천제는 대단히 화를 내어, 용백의 영토를 축소시켜 좁게 만들고, 또 용백의 백성들은 키를 줄여서 작게 만들었다. 그렇더라도 복희와 신농이 다스리던 때에 용백의 사람들은 키가 수십 길이나 되었다.

얼마나 황당하고 스케일이 큰 이야기인가. 하지만 또 얼마나 유쾌한가. 발해라는 나라 이름도 이 설화의 공간구조와 관련이 깊다. 또 조선의 학자이자 서도가였던 이광사(李匡師)는 이 글을 인용해서 자기 호를 원교라고 했다. 살던 곳이 지금의 만리 고개, 즉 둥그재(원교圓嶠)인 데다가, 당쟁으로 집안이 망한 것이 마치 원교가 침몰한 것과 같다고 해서 그런 호를 붙인 것이다. 員은 圓의 옛 글자로, 둘은 서로 통해 쓴다.

열자의 ‘탕문’ 편은 상식을 벗어난 거대한 사유 양식이 있을 수 있음을 여러 예증을 들어서 설명했다. 그리고 세속의 인간보다 뛰어난 성인, 성인보다 뛰어난 신령, 신령을 초월한 자연에 대해 논하고, 인간의 분별적 지식에 의해 특정화되고 강조되고 의식된 것의 범위를 뛰어넘어 삶의 최고의 원리인 균(均)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인간은 얄팍한 지식과 고착된 상식만으로 남을 재단하고 세상을 편향된 시각으로 이해하기 일쑤다. 하지만 열자를 읽으면서, 자신의 지식과 상식이 혹시라도 진리와 도리를 왜곡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성찰하고, 사회적 통념이나 떠도는 소문이 진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판의 시각을 갖출 필요가 있을 듯하다.

출전: 심경호 교수와 함께 읽는 한문고전


- 列子;第5篇 湯問[2]-

湯又問曰:「四海之外奚有?」革曰:「猶齊州也.」湯曰:「汝奚以實之?」革曰:「朕東行至營, 人民猶是也. 問營之東, 復猶營也. 西行至豳, 人民猶是也. 問豳之西, 復猶豳也. 朕以是知四海四荒四極之不異是也. 故大小相含, 無窮極也. 含萬物者亦如含天地 含萬物也故不窮, 含天地也故無極. 朕亦焉知天地之表不有大天地者乎? 亦吾所不知也. 然則天地亦物也. 物有不足, 故昔者女媧氏煉五色石以補其闕 斷鼇之足以立四極. 其後共工氏與顓頊爭爲帝, 怒而觸不周之山, 折天柱, 絶地維, 故天傾西北, 日月星辰就焉 地不滿東南, 故百川水潦歸焉.」

- 열자;제5편 탕문[2]-

탕임금이 하혁에게 다시 물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의 동쪽에는 동해가 있고, 서쪽에는 서해가 있고, 남쪽에는 남해가 있고, 북쪽에는 북해가 있다. 그러면 이 네 바다 밖에 또 어떤 나라가 있는가?”

하혁이 대답했다.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가 있습니다.”

탕임금이 말했다.

“어떻게 그것을 입증할 수 있는가?”

하혁이 말했다.

“제가 일찍이 사람들이 동쪽 끝이라고 하는 영주땅에 가 보았더니, 거기도 역시 여기나 다름없이 백성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제가 또 그들에게 영주 동쪽에는 어떤 곳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또 영주와 같은 곳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또 사람들이 서쪽의 끝이라고 하는 빈주땅에 가보았더니, 거기도 역시 여기와 다름없이 백성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제가 또 그들에게 빈주의 서쪽에 어떤 곳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또 빈주와 같은 곳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동해, 서해, 남해, 북해 밖에도 역시 여기나 다름없이 사람들이 살고 있고, 동서남북의 오랑캐 나라 밖에도 역시 여기나 다름없이 사람들이 살고 있고, 또 동극, 서극, 남극, 북극 나라의 밖에도 역시 여기나 다름없이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짐작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큰 물건과 작은 물건이 서로 포괄하고 있어 궁극처가 없습니다. 만물을 포괄한다는 것도 천지를 포괄하는 것과 같습니다. 만물을 포괄하므로 무궁이며. 천지를 포괄하므로 무극입니다.

제가 어떻게 천지 밖에 또 더 큰 천지가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겠습니까? 역시 저도 모르는 것입니다. 천지도 하나의 물건입니다. 물건은 반드시 불완전합니다. 그러므로 옛날 여와씨는 푸르고, 누르고, 붉고, 희고, 검은 다섯 가지 빛깔의 돌들을 이겨서 그 불완전한 것을 보충했습니다. 큰 거북의 네 다리로 동서남북 사극을 세웠던 것입니다.

그후 공공씨와 전욱씨는 서로 임금이 되려고 싸우다가 그만 성난 끝에 서북극에 있는 부주라는 산을 건드려 하늘을 고이고 있던 기둥이 꺾이고 땅을 매달고 있던 사면의 줄이 끊어졌습니다. 그러므로 하늘은 서북쪽으로 기울어지고, 해와 달과 별들도 다 서북쪽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땅은 동남쪽이 조금 낮으므로 모든 물들은 서북쪽에서 흘러 나와 동남쪽으로 향해 흘러듭니다.”

출처: 옛날닷컴: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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