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무엇인가 쌓이고 흔적이 남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내가 기억되는 것도 마땅치 않을 때가 많다. 이런 고약한 성미 탓인지 블로그 서비스에서 산발적으로 글을 썼다 지웠다, 폐쇄했다를 반복한다. 글을 공개하고 싶지만 이 글의 주인이 나라는 사실을 알리기 싫은 것이다. 뭐 부적절한 말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저 내 존재의 흔적 자체가 싫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그림자까지 싫을까.

구차한 사설을 이제 접어두고 오랜 떠돌이 생활에서 다시 티스토리(Tistory) 로 돌아왔다. 떠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api의 중단에 있었다. 이전까지는 Marseditor에서 원고를 쓰고 티스토리로 업로드하는 형태를 취했다. 티스토리 웹 에디터를 굳이 이용하지 않아도 되었고 원고를 내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했다. 웹에 게시된 글을 지우더라고 원본은 내가 보관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비슷한 내용을 블로그스팟(blogspot) 등에 게시할 때도 편리한 점이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티스토리에서 Blog api를 중지하다니. 카카오에 병합되면서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새롭게 출시한 플렛폼인 브런치는,

이거 Tistory도 접으려는 거 아니야?

란 의심을 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당시 기존 서비스의 축소 관련한 공지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유용하게 쓰던 서비스의 중단과 Tistory 자체의 중단에 대한 기우까지 겹쳐 내가 먼저 발을 뺀 격이었다. 그런 성급함은 결국 블로깅에 대한 열망까지 소진시키고 말았다. 이런 저런 서비스를 기웃거리면 산발적으로 글을 쓰다가 어느샌가 "완전 침묵"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손가락이 근질거렸던 탓일까? 최근 블로깅을 시작하면서 사용하는 블로그 서비스의 불편함에 돌고 돌아 다시 티스토리로 돌아왔다. 비밀번호를 찾고, 휴면계정을 깨우고 기기등록을 하고.... 등등의 귀찮은 작업 끝에 웹 편집기에 도착했다. 깔끔한 편집기 디자인에 눈이 즐겁고, "마크다운" 모드가 자체 편집기에서 지원되는 것을 확인하고 놀라고 말았다. 블로깅을 쉬는 사이 내 글쓰기 방식이 마크다운(Mark Down)에 기반하고 있었다. 맥과 윈도우, 간간히 리눅스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특정 워드프로세서에 종속된 파일 형식이 불편함을 느꼈다. 그렇다고 plain text만을 쓰기에는 내 다지인 감각(?)이 꿈틀대니.... 이러한 모순된 욕망이 찾은 탈출구가 마크다운 문법이었던 것이다. 이 편리한 마크다운 문법이지만 내가 사용하는 블로그 서비스에서는 이를 자체에서 지원하는 곳이 없었다.

아, 편리한데 불편하여라.

전용 편집기인 Typora 등을 이용해 마크다운으로 글을 작성하고 이를 다시 html 문서로 변한 후에 블로그 편집기에 복붙해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물론 사용하는 테마에 따라 html을 다시 만져주어야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물론 테마 및 CSS 파일까지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면 논외겠지만, 내게는 아직 그런 능력은 없으니 괴로울밖에. 그런데 티스토리가 이 마크다운을 자체에서 지원한다니 아니 기쁠 수가 없는 소식이었다.

이렇게 기쁜 마음에 단숨에 복귀 첫 글을 썼다. 적당히 마크다운 문법을 적용해서 말이다. 갑작스런 글쓰기는 여기에서 마치고 다음에서 티스토리의 '마크다운' 문법의 지원 범위를 알아보는 이야기를 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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